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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Frank

by 표훈 2019. 10. 12.

프랭크의 탈을 광고에서 몇 번 본 적 있는데 도대체 뭐 하는 광고인가 싶었다. 뭐 하는 캐릭터길래 저렇게 TV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지 궁금했다. 자료를 찾으려니 안 나오는데 대충 보험 광고였던 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믿진 말고.

처음 이 영화가 좋다고 느껴졌던 장면은 10분 쯤 오프닝 와중에 FRANK 로고가 등장하는 부분이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원 모양의 화면이 로고 일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디자이너와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지고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졌다. 사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장면들이 다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 방 디자인, 영화 색감, 프랭크의 탈, 프랭크의 피지컬이라든지 프랭크의 목소리라든지 유머 코드 (돈의 장면에 쓰이는 음악도 코미디 같았다.) 같은 자잘한 요소들이 마음에 들었다. 프랭크가 그저 귀여웠고 주인공인 존이 안쓰러웠다. 이입하게 되니 우울해지는 것은 당연한 거고,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게 되었다. 처음 프랭크와 마주쳤을 때 주인공과 아이 컨택을 하는 장면도 웃겼고 패드 연주자 (클라라) 와 프랭크가 애틋해 보였다. 그 관계성도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이 불쌍했다. 나에 대입하게 되는 그런 캐릭터다. 재능은 어중간하고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타인의 시선, 그걸 못 견뎌하는. I can be Frank. 나도 항상 저렇게 생각했을 거다. 사랑 받는 사람들을 동경하고 좋아하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결국 어설프게 흉내내다가 괴로워하고. 여전히 그런 삶을 살고 있다. 여튼... 존은 안쓰러운 캐릭터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밴드 멤버들과 지내며 정신병에 옮아가는 사람. 돈이 자살했고, 다음은 존일 거라 생각했는데. 안 죽어서 다행일걸. 사실 잘 모르겠다. 남의 생명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무례하지만.

돈은 마네킹과 섹스하는 취향 때문에 정신병원에 들어갔고 그 취급을 받았다. 그렇다면 리얼돌은?

처음 추천 받은 건 인터넷에서 예술하는 사람들이 보면 우울해지는 영화, 라는 타이틀이었는데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우울해지나 싶었다. 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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