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영화를 싫어하는데 스파이더맨은 좋아해서 (수트를) 보게 되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야 배우를 좋아했지만 첫 번째 스파이더맨 배우는 전혀 처음 보는 사람이라 볼 의향은 없었는데 마침 구매한 시기가 90% 할인을 할 때라 충동적으로 샀다. 친구도 첫 번째 스파이더맨을 싫어하고 나도 그닥 호감형은 아니었던 터라 기대를 안 하고 봤는데 1편에서 오프닝에 쏟아부은 정성이 놀라웠다. 2편, 3편에서도 오프닝 부분이 매우 좋았지만 1편 만큼의 감동을 주진 않았다.
사실 다른 시리즈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파이더맨이 어떻게 벽을 기어 올라갈 수 있고, 거미줄을 쏠 수 있느냐에 대한 설명인데 이것 말고는 그닥 재밌다거나 특별하단 점을 못 느꼈다. 꽤 예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보니 촬영 기법이라든지 소품이라든지 (그린 고블린의 의상과 가면) 좀 촌스럽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저 당시에 봤다면 혁명이나 다름 없었을 테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런 시도가 있었기에 지금의 영화 기술이 있지 않았을까 싶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보기 전에 이 영화를 보면 이해가 잘 될 것 같다. 물론 먼저 보고 이 영화를 보면 곱씹을 수 있어 좋긴 하다.
3편에는 의외의 인물도 등장하고 (베놈이라든지) 즐거웠다. 에디 브룩이 왠지 익숙하다 했더니. 해리 오스본...의 캐릭터는 개인적으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때가 좋았다. 조금 더 덜 찌질하고 세련된 느낌이 강하다. 워낙 예전 영화다 보니 캐릭터를 드러내는 방식이 미국 애니메이션 느낌이 있었다. 조금은 뻔하고 예상할 만한 전개? 특별히 놀랄 만한 장면은 히어로 영화다 보니 없던 거 같다. 그래도 의리 지켜가며 봐줄 만한 영화이다. 앤드류 가필드의 흑화된 스파이더맨도 보고 싶어졌다... 문득...
여성 캐릭터들이 비명을 너무 많이 지르기도 했고 진부한 장면이 많아서 그닥... 다시 보고 싶단 생각은 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