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로고가 너무 귀여워서 보고 싶었다. 고스트버스터즈라는 영화가 있다는 걸 안 이후로부터는 계속 보고 싶었다. 나를 차버린 스파이를 보고 난 직후라 케이트 맥키넌이 출연했다는 사실에 눈길이 갔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오리지널이 있는 줄도 몰랐고, 내용도 제대로 알지 못했으며 크리스 햄스워스가 출연했다는 사실도 몰랐다. 눈에 익은 배우가 나오긴 했지만 (오뉴블, 미란다 출연 배우) 배우에 대해 찾아보지 않아서 왓챠 플레이에 올라온 썸네일만 봤을 땐 몰랐다. 모르는 게 많았고 관심이 부족했고 기대가 없었다. 보고 나니 기대하지 않길 잘한 것 같긴 하다. 보는 내내 어렸을 때 봤으면 재밌게 봤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초등학생 때나 못해도 중학교에 재학할 때 봤더라면 가볍게,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영화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여성 주연 영화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에서는 주인공 성별이 모두 남성인 데 반해 이 영화는 주인공 성별이 모두 여성이다. 크리스 햄스워스는 흔히 히어로나 남성 배우가 주연인 영화에서 외모가 아름다운 여성이 대개 맡던 역할을 수행했다. 외모가 아름다운 여성이 맹하다는 듯이 표현하는 일반적인 코믹물을 외모가 아름다운 남성이 맹하다는 듯 표현하는 것이 재밌었고, 흥미로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의 흐름에 큰 비중은 없다. 단지 얼굴만 비추면 되는 그런 역할이다. 다른 방면으로 무능하고 무능한 남성 캐릭터를 보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보고 이 글을 쓰기 위해 몇 번이고 내용을 곱씹어 보았다. 유령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에 맞서는 주인공들과 어찌 보면 고난이고 시련인 것들. 에린은 정식 교수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유령 탐사를 갔다 온 영상이 퍼져 학교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교수직에서 잘리게 된다. 친구인 에비가 근무하던 학교에서도 예산을 받지 못해 쫓겨나고 이런 저런 모험을 한다. 그리고 시민들을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압박도 받게 된다. 도시를 위해 노력했지만 정부는 그들의 업적이, 유령에 관한 업적이 시민들을 혼란시킬 수 있다며 그들에게 연기할 것을 요구한다.
모두가 허구라 믿는 것에 대한 신념을 꿋꿋하게 유지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의문을 품었던 부분은 [정부에서 과연 시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침묵을 요구할 수 있는가?]이다. 첫째,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진 않는가? 둘째, 그렇다면 이 고스트버스터즈의 불이익 (비난과 같은) 은 어떤 방식으로 보상해 줄 것이며 이러한 보상의 방식이 인권 침해는 아닌가?
국민의 알 권리를 뒤로 미루고 보더라도 고스트버스터즈에게 주어진 불이익은 감수하기에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들에게 이런 제안이 통했다고 다른 이들에게도 통할 법은 없다. 일방적인 정부의 압박이 들어가진 않았는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나의 과대해석일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이 장면은 찝찝했기 때문에 꼭 글로 정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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